노바에서 세 얼간이 블루레이를 감독판으로 출시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난 왠지 그것이 프리 단계에서 품절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했다. 물론 인도 영화라는 맥락에서 봤을 때 플레인의 옴 샨티 옴을 생각하면 아직도 눈물이 앞을 가리는 게 사실이지만, 세 얼간이는 확실히 그 영화와 동일 선상에 놓을 수는 없는 영화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건 장수도 더 적었다. 하지만 내 예상과는 달리 이건 품절되지 않았고, 결국 난 프리를 걸어놨다가도, 어차피 안전하게 구매할 수 있다면 실물을 보고 사야겠다는 마음에 프리를 취소하고, 강변으로 갔다.

 

공개된 이미지를 보고 렌티는 너무 싼티나 보이기에, 당연히 풀슬립을 사야겠다는 마음이었는데, 블루레이 커뮤에서 하는 말이 렌티가 생각보다 잘 나왔으며, 디스크 프린팅은 풀슬립이 나닌 렌티의 표지랑 통일된 이미지라기에, 난 가는 내내 풀슬립과 렌티 사이에서 고민해야 했다. 하지만 실제로 보니 확실히 렌티보다 풀슬립의 디자인이 월등한 것 같았고, 결국 미련 없이 풀슬립을 샀다.

 

              

풀슬립의 디자인은 영화를 좀 더 진지한 분위기로 느껴질 수 있게끔 만들어 주는 유의미한 것이라고 본다. 여론 상 영화 분위기가 마냥 밝은 것으로 느껴지는 부분도 있긴 한데, 영화 전반과 세세한 부분들에 모두 주목해서 보자면, 그리고 특히 감독판으로 더 장중하게까지 보자면, 영화는 어딘가 쓸쓸하고 무거운 정서도 내포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이 풀슬립의 디자인은 그런 정서를 잘 담아내는 것 같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이 후면 디자인은 심하게 마음에 '안' 든다.

  

                   

일반적으로는 엘리트, 스카나보, 라마, 스틸북이 주를 이루며 대부분의 국내 한정판 (암묵적인) 규격은 슬립 케이스 안에 36p 책자와 스카나보/스틸북이 들어가 있는 것으로 맞추어져 있는 상태에서 노바가 왜 이런 선택을 한 건지는 모르겠는데, 이 세 얼간이는 아마레이다. 그러다 보니 어째 진열을 해놨을 때는 두께가 얇아 다른 패키지에 비해 어딘가 부실한 느낌이 든다. 게다가 이것도 제대로 해 놓은 게 아닌 게, 억지로 아마레이 안에 구겨 넣으려다 보니 애초부터 북클릿이 구겨질 수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있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노바가 아마레이의 시도를 좀 접었으면 한다. 굳이 하려거든 제대로 하든가. 그래도 케이스를 열지 않고 접어놨을 때, 그리고 그냥 이 케이스만 볼 때는 꽤 괜찮은 느낌이긴 하다. 케이스 안에 카드와 책자 등 모든 것을 욱여넣다 보니 케이스가 상당히 견고하고 단단하게 느껴져 뭔가 실속있는 느낌도 있고, 무엇보다 이 표지 디자인은 꽤 마음에 든다.

 

                                

내부 구조는 이런 식이다. 엽서와 카드가 들어있는 비닐봉투와 북클릿이 있다. 위에 말했듯 북클릿이 아마레이 내부에 딱 맞는 크기가 아니라는 건 아쉬운 점이고, 디스크 프린팅이 렌티에만 맞춰져 있다는 것 역시 아쉬운 점이다. 플레인은 옴 샨티 옴에서 A형과 B형의 디스크 프린팅을 각각 다르게 하는 모습을 보여줬었는데, 그런 점을 생각하면 노바에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내부 이미지는 마음에 든다.

 

                         

엽서 4장과 6장의 캐릭터 카드다. 둘다 뒷면은 같은 이미지로 통일되어있으며, 이건 뭐 그냥, 무난하다는 생각이 든다. 특별히 이미지 선정을 못했다는 생각이 들지도 않고, 그냥 정말 무난한 느낌.

 

좋아하는 영화라 이렇게 말하는 게 마음 아프지만, 완성도가 높은 편에 속하는 블루레이는 분명히 아닌 느낌이다. 감독판으로 한정판 블루레이가 나온 데에 의의가 있으며, 장점들을 가지고 있기도 한 패키지라고 생각하는 게 최선일 듯.

  

[제품 정보]

세 얼간이 블루레이 풀슬립 한정판 (3 idiots Blu-ray full slip limited edition)

출시사 - 노바 미디어 (NOVAMEDIA)

Posted by 이동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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