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카페에서 음료를 사 먹는 걸 대단히 돈 아까운 일로 여긴다. 끼니도 4천 원이 넘어가는 이상 비싸다는 생각을 하는데, 호로록 마셔버리면 사라져버리는 음료수가 그 이상의 가격을 호가하는 것을 보고 있자면, 대다수의 프랜차이즈 브랜드 카페라는 공간에는 출입하는 것도 망설여진다. 뭔가를 정말 마시고 싶으면 어쩌다가 쥬씨에 들어가서 손을 부들부들 떨며 가장 싼 라인인 1500원짜리 주스 중 하나, 예를 들어 키위 주스 같은 걸 마실뿐이다. 언제나 그걸 너무 시다고 생각함에도 불구.

 

그래도 가끔은 큰맘 먹고, 이디야까지는 가능하다. 이날도 난 대단한 결심을 하고 가장 싼 2800원짜리 아메리카노(2500원짜리 에스프레소는 논외로 하자)를 마시러 들어갔는데, 새로운 메뉴가 나왔다면서 광고를 하고 있는 게 눈에 띄었다. 과일을 넣은 플랫치노인가 뭔가라서, 비싸겠다고 생각하고 바로 시선을 돌려버리려는데, 어쩌다가 그걸 좀 오래 보고 있어 보니 놀랍게도 그 가격은 아메리카노와 200원가량밖에는 차이가 나지 않는 3000원이더라. 그래서 난 청포도 플랫치노와 자두 플랫치노 사이에서 잠시 고민을 하다가, 얼마 전 청포도 맛 음료수를 먹은 적도 있고 하기에 자두 플랫치노를 먹어보기로 했다.

 

  

상당한 결심을 하고 산 것에 비해서는 매우 실망스럽게도, 맛은 좋지 않았다. 안 좋은 편이라고까지 말할 수도 있을 듯. 하지만 비싼 돈을 주고 사버린 이상 좋은 거라고 합리화하고 싶은 심리가 작용함에 따라, 난 이걸 아주 안 좋게까지 생각할 수는 없을 듯싶다.

 

우선 맛이 좀 조잡하다. 맛이 조잡하다는 게 무슨 뜻일지 감이 안 올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분명 강렬한 맛이긴 한데 그렇다고 맛있는 건 아니고, 또 자두 맛이 확 나는 것 같지도 않고, 달긴 단데 뭔가 잡다한 맛이 섞여 있는 것도 같은, 정체를 파악할 수 없는 맛이랄까. 게다가 먹다 보면 음료 내에서 층이 생기는데, 이게 보기가 정말 안 좋다. 흙탕물에 돼지 기름이 떠다니는 인상이랄까. 맛도 그렇고, 시각적으로도 그렇고, ...

 

청포도 플랫치노는 더 나을지도 모르겠지만, 난 이미 그린애플 플랫치노를 별로 맛없게 먹었던 기억이 있기에 굳이 이쪽 계열에서 하나를 더 시도해보고 싶은 마음은 딱히 없고, 다음엔 그냥 무난하게 아메리카노나 먹게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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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이동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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