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오로나민C를 광고가 아닌 현실 세계에서 처음으로 접했던 건, 어느 날 용산역 앞에서 오로나민C를 무료로 나눠주는 행사를 하고 있을 때였다. 그땐 한참 그 광고만 하고 있고, 나온 지 얼마 안 됐을 때라, 난 그게 굉장히 궁금해서 바로 그걸 받았었다. 광고의 인상이 좋은 편이었기에 다가가기 쉽기도 했고, 아무래도 비타500이나 박카스 같은, 뭐 그쪽 부류에 속하는 친구들과 비슷한 맛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 충격적이리만치 맛은 생각하던 것과 너무나도 달랐고, 난 그 작은 용량조차도 다 마시기가 약간은 힘들었다. 그게 오로나민C를 처음 먹은 날의 내 기억이다.

 

그런데 난 그때 그렇게 생각과 완전히 다른 맛에 꽤나 크게 충격을 받았음에도 아무래도 그 이후 다른 걸 너무 많이 먹어서 그런지, 그 맛을 잊어버린 모양이다. 이걸 또다시 사는 실수를 범한 걸 보면 말이다. 난 어느 날 점심으로 도넛만 두 개를 연속으로 먹은 뒤 목이 너무 말라, 학교 매점에 들어갔다가, 거기서 가장 싼 음료가 이거 같기에, 별 생각 없이 그냥 이걸 한 병 샀다. 그리고 마셔버렸다...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맛이 정말 이상하다. 무슨 시럽 감기약 맛이랄까. 부루펜이랑 백초랑 판피린이랑 카카오 워터 지코를 섞은 뒤 거기에다가 비타500을 작은 술로 한 번 넣고 물을 채운 느낌. 으으. 생각만 해도 몸서리가 쳐지는 조합이다. , 정말 그 정도까지인 건 아니지만(특히 감히 지코를 대동하기까지 할 정도는 아니지만), 맛을 설명하자면 그래도 이게 가장 적합할 것 같다. 이것에 거의 준하는 맛이랄까.

 

그리고 정말로 광고처럼 생기발랄해지는지도 잘 모르겠다. 박카스나 비타500 같은 걸 마시면 정말로 생기발랄해지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오히려 그렇게 생기발랄을 강조하는 이 오로나민C를 먹으면 생기발랄해지는 느낌이 안 든다. 오히려 이 맛 때문에 기분이 나빠져서 기운이 침체될 수는 있을 듯.

 

결론적으로, 마실 이유를 딱히 모르겠는 제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광고가 불러일으킨 호기심과 긍정적인 기대를 확인해볼 생각이라면 마셔볼 수 있겠는데, 그때 한번 뿐을 제외하고는 뭐.

'냠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던킨 도너츠 부오노! 애프리콧 봄볼로니  (0) 2018.07.05
매콤달콤 양념치킨  (0) 2018.06.28
던킨 도너츠 사랑에 빠진 딸기  (0) 2018.06.27
금룡 이과두주  (1) 2018.06.27
베스킨라빈스 미니미니 미니언즈  (0) 2018.06.26
Posted by 이동규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