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킨 도너츠가 내놓은 불후의 역작, 미래의 고전, 맛의 극한, 작품으로서의 식품인, ‘라이스 미()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물론 글을 어떻게 쓰든 그 뛰어난 맛과 식감을 실제 그것의 근처에도 가지 못하게 표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다. (던킨 도너츠는 일반 글레이즈드가 별로인 대신 이렇게 내는 특별 메뉴는 참 좋은 듯.)

 

던킨 도너츠의 츄이스티는 원래부터가 맛있다. 둥글둥글한 빵들을 이어붙여 놓은, 다소 징그러워 보이기도 하는 그 이상한 모양새 탓에 처음 손을 대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리긴 했으나, 그 높은 시각적 진입 장벽을 넘은 끝에 처음 먹어본 카푸치노 츄이스티란 결코 잊어버릴 수가 없는 것이었다. 커피에 적셔졌다가 구워진 듯 빵 자체가 맛있기도 했고, 무엇보다 식감이 너무 좋았던 게, 빵이 그렇게 딱 알맞게 쫄깃쫄깃할 수 있다는 걸 그때야 비로소 온전하게 깨달았다. 그걸 먹자마자 든 생각은 앞으로 던킨 도너츠에서는 올리브 츄이스티랑 카푸치노 츄이스티만 번갈아 가면서 먹어야지, 하는 생각이었더랬다.

 

 

그러던 어느 날 던킨 도너츠를 지나다가 새로운 메뉴가 하나 나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츄이스티 종륜데, 쌀을 주제로 한 것 같았다. 그런데 도넛의 윗부분이 하얀색으로 코팅이 되어있다는 게 좀 마음에 걸리지 않을 수 없었다. 난 음식에 하얀색이 사용되는 것을 아주 안 좋아하기 때문이다. 까르보나라 스파게티는 느끼하고, 코코넛워터 지코는 음식물쓰레기 추출물을 먹는 맛이고, 밀키스는 기괴한 맛이고, 우유는 역하고, 뭐 이런 경험들이 쌓이다 보니 하얀색은 괴상한 맛의 음식에 사용되는 색이라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게 되기라도 한 건가, 하얀색 음식을 보면 없던 식욕마저도 뚝 떨어지는 느낌.

 

그래서 좀 망설여지기도 했는데, 이 도넛은 그 시각적인 감점 요인을 무마시켜버리고 정말 맛있었다. 하얀색 부분도 맛있고, 올려진 쌀가루인지 뭔지도 바삭바삭하고 고소해서 정말 맛있다. 츄이스티 빵이 맛있는 거야 뭐 굳이 말할 것도 없고. 현재 던킨의 최고 메뉴라고 생각한다. 평소 다양한 맛을 번갈아 가면서 먹는 걸 좋아하는데도, 최근 던킨만 가면 이것만 먹다시피 하고 있을 정도다. 대충 보니 특별 메뉴처럼 나온 것 같아 좀 팔다가 없애버릴 것 같기도 한데,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언제나 살아있는 전설이 되기를.

Posted by 이동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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