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호가든 체리 맛에 대한 글에서도 썼듯 난 체리 맛의 먹을 것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실제로 체리를 과일로 먹어본 적은 한 번도 없어서 체리 자체에 대한 불호의 감정 때문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는데, 아무튼 그렇다. 체리 맛 가공식품들은 여태까지 먹어본 게 다 별로였다.

 

그러던 중 요즘 발걸음의 목적지로 자주 설정하게 되는 베스킨라빈스에서 새로운 맛 아이스크림으로 체리쥬빌레31’이라는 걸 출시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걸 보고 나는, 체리 맛 식품들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들과, 베스킨라빈스에서 먹었던 아이스크림들에 대한 좋은 기억들과, 새로운 메뉴라는 데에서 오는 호기심 사이에서 한동안 고민을 한 끝에, 결국엔 가서 한 번 직접 먹어봐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나에게는 좀 신기하게 다가왔는데, 아이스크림 자체가 분홍색이었다. 별로 내가 뭔가 특정한 이미지를 예상하고 있었다는 걸 느끼지는 못했는데, 그러면서도, 아이스크림은 그냥 무색의 아이스크림에 체리는 토핑이 되는 식으로 나온 메뉴일 거라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고 있기라도 했었는지, 그 색깔이 다소 당황스럽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런데 두 번째 무의식적 예상은 틀리지 않았던 게, 그러면서도 또 토핑처럼 뭔가가 들어있는 건 맞았다.

 

체리 맛의 선호를 떠나 그래도 베스킨라빈스이니 기대감이 더 큰 마음으로 먹어봤는데, 꽤 맛있었다. 그 자체가 체리 맛인 분홍색 아이스크림은 의외로, 여태까지 먹었던 체리 맛 가공식품들과는 다르게 맛있고 달콤하게 느껴졌다. 게다가 아이스크림 안에는 초콜릿을 포함해 꽤 여러 가지 식감을 주는 다른 것들이 좀 들어있었는데, 정확히 그 실체를 파악할 수는 없었으나 이 역시도 다들 맛있게 느껴졌다. 그중 건포도와 비슷한 식감을 주는 게 특히 맛있었다, 별로 들어있지는 않았지만. 아마 그게 건조된 체리였나 싶기도 하고.

 

베스킨라빈스에는 워낙에 다양한 맛이 있어 갈 때면 항상 전에 먹어보지 않았던 맛을 먹으려고 하는데, 그래도 다음에 이걸 다시 먹을 만한 상황이 된다면 딱히 별다른 후회 없이 재선택을 할 수도 있을 듯한, 맛있는 아이스크림이었다.

Posted by 이동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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